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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각장애 가수에 은행카드 발급 거부 논란…중국은행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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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각장애인 가수 저우윈펑 [바이두 캡처]
중국의 시각장애인 가수 저우윈펑 [바이두 캡처]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시각장애인은 민사행위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은행카드 발급을 거부당한 중국 대중가수가 마침내 은행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냈다.

영국 BBC 방송은 2일(현지시간) 시각장애인 가수로 유명한 저우윈펑(周雲蓬)이 중국은행 선전(深천<土+川>)지점에서 카드 발급을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행 선전지점 직원이 저우윈펑에게 카드 발급을 거부한 이유로 자신의 행동을 판별할 능력이 없는 금치산자로 간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언론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 문제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중국의 장애인은 모두 8천500만 명이며 시각장애인은 1천700만 명이다.

저우윈펑은 지난 26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중국은행에 개인 은행계좌가 있어 법인용 직불카드를 개설하기 위해 중국은행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은행 직원이 '아무 것도 안 보이느냐?'는 질문을 계속했다"면서 "그렇다고 답했더니 금치산자는 계좌를 개설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중국 민법총칙은 18세 이상 성인은 민사 행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중국은행이 왜 나를 금치산자로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저우윈펑이 웨이보에 글을 올리면서 중국 전역이 분노했으며 수천 명의 누리꾼들이 은행의 결정에 충격을 느꼈다며 과도한 관료주의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한 누리꾼은 "이 은행 직원은 기본적인 상식과 예절이 결여돼 있군요"라는 댓글을 올렸으며 누리꾼들로부터 2천여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누리꾼들 대다수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정도를 지나쳤다"면서 중국은행에 대해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저우윈펑은 중국은행 선전지점으로부터 사과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은행은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저우윈펑에게 '심심한 사과'의 뜻을 표하고 앞으로는 더 좋은 서비스와 전문적인 서비스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관영 언론은 일부 은행 직원이 시각장애인 지원 절차를 숙지하지 못했다고 비난하고 정부가 장애인을 돕기 위해 노력했음을 강조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루융 중국장애인연맹 회장은 중국중앙(CC)TV에 "지방 지역을 중심으로 장애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자원과 교육의 질이 아직도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루 회장은 "빈곤층 장애인으로 등록된 사람이 모두 280만 명"이라면서 "또 8천500만 명의 장애인 가운데 70%가 지방에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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