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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잔에도, 딱 면허정지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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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음주운전 처벌 강화’ 시행
‘몸무게 65 kg 인 회사원 홍길동 씨는 25일 오전 1시경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회식을 마치고 운전대를 잡았다. ‘소주 한 잔밖에 안 마셨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차를 몰던 홍 씨는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다. 홍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였다. 홍 씨 같은 성인이 소주 한 잔을 마시면 나오는 수치다. 홍 씨는 면허정지 100일 처분을 받았다. 하루 전이었다면 홍 씨는 훈방 조치 대상이었다.

홍 씨 같은 가상 사례는 25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나올 수 있다. 경찰청은 운전면허가 100일간 정지되는 음주운전 단속 기준이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강화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혈중알코올농도 0.03%는 몸무게 65 kg 인 성인이 소주 1잔(50 mL ·20도)만 마셔도 나올 수 있는 수치다. 와인 1잔(70 mL ·13도)이나 맥주 1캔(355 mL ·4도)을 마셔도 비슷한 수치가 나온다. 위드마크 공식에 따르면 몸무게 70 kg 인 남성이 맥주 2000 cc 를 마셨다면 몸속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는 데는 5시간 22분이 걸린다. 몸무게 70 kg 인 남성이 오전 2시 정도까지 술자리를 가지면서 맥주 2000 cc 이상을 마셨다면 같은 날 오전 7시 전에는 운전대를 잡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몸무게 50 kg 인 여성이 같은 양의 맥주에 든 알코올을 몸속에서 분해하는 데는 9시간 28분이 걸리는 것으로 돼 있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 강화를 계기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음주측정기를 갖고 다녀야 할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면허취소 기준은 기존의 0.1% 이상에서 0.08% 이상으로 엄격해진다. 그동안은 면허정지 수치의 음주운전을 하면 징역 6개월 이하나 벌금 300만 원 이하에 처해졌지만 25일부터는 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500만 원 이하로 처벌이 강화된다. 면허취소 수치의 음주운전을 했다가는 최대 징역 5년 또는 벌금 2000만 원까지 선고될 수 있다. 이전에는 혈중알코올농도 0.05∼0.1% 미만의 음주운전이 세 번 적발돼야 면허가 취소됐는데 이젠 0.03∼0.08% 미만의 음주운전이 두 차례만 걸려도 면허가 취소된다.

음주운전으로 취소된 운전면허를 다시 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기간도 늘어난다. 음주운전으로 2회 적발되면 1년 후 면허를 다시 딸 수 있었지만 이젠 2년을 기다려야 한다.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한 번 냈다면 2년, 두 번 이상 냈다면 3년이 지나야 면허를 다시 딸 수 있다.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냈다면 5년이 지나야 면허를 재취득할 수 있다.

검찰은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거나 중상해를 입히면 최고 무기징역까지 구형하기로 했다. 대검찰청은 음주운전에 따른 피해가 크거나 상습범이라면 법정 최고형까지 구형할 수 있도록 하는 교통범죄 사건처리기준을 25일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이 강화되는 계기가 됐던 윤창호 씨 사망사고처럼 가해 운전자가 혈중알코올농도 0.181% 상태로 차를 몰다 사망사고를 내면 대개 징역 4년 6개월 안팎에서 구형이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반드시 징역 7년 이상으로 구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무기징역까지 구형할 수 있도록 했다. 검찰은 또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고 도주하면 반드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전치 4주 이상의 부상을 입히고 달아나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삼았다.

조동주 djc @ donga.com ·서형석·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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