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만년 전 발자국이 밝혀준 네안데르탈인 사회 > 자유게시판

​© 제공: Yonhap News Agency (Korea) 노르망디 해변의 네안데르탈인 발자국 발굴 현장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현생인류에 가장 가까운 네안데르탈인이 집단생활을 한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 규모나 구성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고인류학 자료나 화석만으로는 추론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랑스 노르망디 해변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8만년 전 발자국 화석을 통해 네안데르탈인 사회의 단면을 엿본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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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와 외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자연사박물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제레미 뒤보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노르망디 해변 르 로젤 유적지에서 발견된 257개의 족적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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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족적들은 1960년대에 아마추어 고고학자가 처음 발견했지만 방치되다가 바람과 조수의 영향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2012년부터 본격적인 발굴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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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를 걷어낸 뒤 지층에서 발자국과 함께 도축이나 석기 제작 등을 나타내는 고고학적 증거도 발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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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은 네안데르탈인의 것과 형태적으로 일치했으며, 다른 고고학적 증거들도 서유럽의 네안데르탈인 유적지에서 발굴된 것과 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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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관련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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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Yonhap News Agency (Korea) 프랑스 르 로젤 유적지에서 발굴된 네안데르탈인 발자국

연구팀은 이 발자국들이 약 10~13명의 무리가 만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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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폭이나 크기로 볼 때 대부분은 아동이나 청소년이었으며, 키가 19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어른도 몇 명 포함돼 있었다.

가장 어린 아이는 2세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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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은 진흙 위에 남겨진 것으로 인근의 모래언덕에서 바람에 쓸려온 모래에 곧바로 덮이면서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담은 화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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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발자국 화석은 개별 화석들과 달리 무리의 구성을 추정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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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보 연구원은 AFP통신과의 회견에서 "발자국은 아주 짧은 순간 무리의 삶을 생생히 기록해 무리의 구성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해 준다"고 밝히고, 그러나 "우연히 이곳을 지나간 더 큰 집단의 일부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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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발자국을 남긴 무리 중에 성인이 적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 네안데르탈인이 오래 살지 못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일로 무리에 섞이지 않은 것인지 답을 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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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풍화작용으로 완전히 파괴된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발자국을 현장에서 떠내 다른 곳에 보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는 석고보다 덜 딱딱한 탄성중합체로 발자국 모형을 만들어 파리의 뮈제 드 롬(인류박물관) 등에서 전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