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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미래 부모가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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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자식에 대한 기대를 많이한다.

우리 아이는 특별하다 생각하면서 최고로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학교 다닐 때 공부하기 싫어 혼나면서 놀러다니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내 자식에겐 공부를 강요한다.

내가 싫으면 아이도 싫기는 마찬가지인데 ​어려서부터 온갖 학원을 보내느라 정작 놀 시간은 없다.

더구나 부부는 맞벌이 하느라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다보니 그 공백을 돈으로 메꾸려한다.

그러다 보니 부모 자식간에 벽이 생기고 골이 패이게 된다.

문제아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나는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아이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아이에게 잘 한 것이 정말 아이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 한 것인지 되짚어 보아야 할 문제다.

뉴스나 드라마에서도 강요당하는 자아와 본인의 자아 사이에 갈등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내 주위에도 그런 예가 몇 있다.

아들 친구 A군은 그 엄마가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가르쳤고 예고를 입학시키려 했으나 떨어졌다. 이에 A군은 그냥 일반 학교에 가겠다고 했지만 그의 엄마는 재수를 시켜 다음 해 다시 예고를 보냈다.

하지만 재수해서도 예고애서 ​떨어지자 그제야 일반학교에 입학시켰다.

그 결과 A군은 엄마와 거의 말도 안하고 지낼 정도로 냉담하다.

또 내가 아는 지인 부부는 둘 다 서울대 출신으로 남편은 대기업 임원이고 아내는 학교 교장이었다.

아이들 역시 부모를 닮아 둘 다 학교에서 거의 탑을 달렸다.

그런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고3때 아들이 갑자기 자퇴를 하자 고1인 딸도 자퇴를 하고 1년이 넘도록 두문불출 문밖에 나오지도 않고 게임만 하며 지낸다고 했다.

오늘날 엄마들의 과잉 교육열이 사교육비 과다지출을 초래하고 있다.​

여기에 나의 경험을 소개한다.

​누구나 자신의 아이는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내 아이 역시 특별한 아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 어떤 재능이 숨어있는지 알지 못하므로 그 재능을 찾고자 이것저것 시켜보았으나 특별히 관심을 갖는 것이 없어 시도만 하고 그만 두었다.

그리고 4학년이 될 때까지 그냥 맘껏 놀게 하였다.

4학년부터는 내가 학습지를 해주었고 6학년 때는 공부의 습관을 들이기 위해 학원을 보냈으나 본인이 원치 않으므로 몇 달 보내고 말았다.

​김대중 정권시절인 5,6학년 때는 10반 중에서 단 두명의 창의력 영재에 뽑혔고 중학교는 탑으로 입학하여 신입생 대표로 선서식도 하였다.

그러다보니 자연 아이에 대한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이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외고에 지원하였다.

그랬더니 보기좋게 떨어졌다.

그 때 아이에 ​대해 실망도 컸지만 어느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도 하였다.

왜냐면 다른 아이들처럼 어려서부터 준비하고 어학연수를 보낸 것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남들처럼 뒷바라지를 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면서 아이에 대한 기대 하나로 욕심을 낸 것이다.

내 아이는 본인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잘한다.

하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것이면 관심조차 없다. 어쩌면 외고 불합격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아이큐도 뛰어나지만 이큐도 뛰어나서 글짓기 상을 거의 놓치지 않고 받는다.

게다가 착하고 성실하여 ​부모에게 순종하고 개근상 우수상도 놓치지 않는다.

그런 그 아이를 공립고와 ​사립고 중 어디를 보낼까 고민하다가 사립고로 보냈다.

공립고는 교사들이 전근을 다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학교나 학생들에게 조금은 소홀할 수도 있지만 사립은 교사가 크게 잘못하지 않는한 거의 평생직장이다시피 ​하다보니 학생 개개인에게 신경을 많이쓴다.

더구나 미션스쿨이다보니 인성교육에 집중을 하고 진로상담을 아주 잘 한다.

특히 실력이 뛰어난 교사들이 많다보니 ​인터넷 강의 하시는 분들도 많다.

아무튼 그렇게 입학한 학교에서 공부보다는 본인 하고싶은 활동을 많이 한 편이다.

​1학년 때부터 매주 1회 실시하는 예배 준비를 스스로 맡아서 했고 션교찬양단 활동도 했으며 무엇보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번역하는 걸 좋아하였다.

고3이 되어서도 수능 직전까지 그랬으니 뭐라 하지는 못하고 속만 타들어갔다.

무엇보다 그 학교는 1학년 때부터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 포함하여 11시가 넘어야 귀가하였다.

그러다보니 학원 보낼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하였는데 본인 또한 공교육의 힘을 믿어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내심 기대도 했는데 결국 내가 바라는 SKY는 가지 못하고 바로 그 아래 학교 입학하였다.

나는 아이가 공부 잘하길 바란 것은 학교나 학과 선택을 점수에 맞추어 하지말고 본인이 가고 싶은 학교나 학과를 선택해서 가기 원해서이다.

그런데 결국 그 좋은 머리로 공부 노력을 안하여 학교 선택은 실패를 하였다.

하지만 학원도 안 다니고 어학연수 한 번 받아본적 없으면서 외국인 만나면 대화하고, 메일 주고받으며 국제적인 교류를 한다는 것이 이 시대 태어난 게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옛날처럼 자식이 부모보다 뛰어날 경우 유학 말고는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는데 요즘은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얼마든 지식 습득이나  원활한 정보교류로 인해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으니까.

고3 때 미개봉 의료 영화를 번역하여 올렸더니 어떤 사람이 외국에서 얼마나 살다 왔는지 어떻게 하면 그만큼 영어를 잘 할수 있는지 물어왔다. 그때만 해도 아이는 아직 해외에 나가본적이 ​없었다.

지금은 호주로 1년 워킹 ​홀리데이 다녀온 후 높은 토익점수에도 불구하고 작은 사이트 회사에 들어갔다.

SKY에 못 갔을 때도 대기업에 서류를 접수 안 할 때도 속상하긴 했다.

하지만 공부 잘하길 바란 마음이 본인이 하고 싶은 일 하며 살길 바란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괜찮다.

나도 한 때는 아들로 인해 주위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게 사실이나까.​

본인이 원하는 일,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회생활 한다면 이보다 더 이상 바랄 게 무엇인가?

 

다음은 작은 아이다.

작은애도 큰애와 같은 사립고에 들어갔다.

학부모의 성화로 ​몇 년 전부터 없어졌지만 그 당시는 우열반이 있었다.

큰애는 물론이고(상위 7위권) 작은애도 열린반에 속하였다.

그러나 특별한 큰애와는 다르게 작은애는 겨우 턱걸이로 열린반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한 명이 ​전학가고 한 명이 자퇴하다보니 우리 아이가 열린반 꼴찌가 돼버렸다.

물론 그 전에도​ 갈등은 있었지만 그때부터 아이는 심각했다.

수준이 딸려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열린반과 일반반은 수업방식부터 다르다.

그래서 담임에게 일반반으로 내려가게 해달라고 요청하였더니 부모의 승낙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 얘길 듣고 우리 부부는 고민에 빠졌다.

남편은 일반반으로 가면 분위기 때문에 공부를 못할거라며 반대를 하였고, 나는 혹시나 아이가 일반반으로 내려갔다가 적응을 못하면(중간에 이동하는 거라서) 멀리 타지방으로 전학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우려가 있어서 반대를 하였다.

그러다가 본인이 내려가면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대신 가고 싶은 반을 지정해 ​주길 요청 하였다.

그래서 담임선생과 통화하여 내려보내는데 동의를 하고 아이가 원하는 반으로 배정해 주길 간청하였다.

내 우려와는 달리 아이는 다행히 아이들과 잘 어울렸고 그 뒤로 반에서 1등을 하였다.

그리고 그 후로 3년간 제 오빠 뒤를 이어 예배 준비도 하고 방송실 엔지니어도 하면서 정말 행복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인터넷, 로봇, 정보, 관광, 미디어, 전자, 조리, 애니메이션, 도예, 디지털, 디자인, 자동차, 원예, 컴퓨터, 영상, 골프, 미용, 경마, 게임 등 각 분야별로 특성화 된 고등학교가 산재하다.

​아이가 한 가지만 재능이 있고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면 굳이 하기싫은 공부를 억지로 시키기보다는 어려서부터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열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겐 대안학교도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

사교육비가 공교육비를 넘어 이슈가 되는 ​대한민국에서 두 아이 다 학원 한 번 보내지 않고 수도권 4년제 보냈으면 된 것 아닌가

큰아이만큼은 아니어도 작은아이 역시 역사와 전통이 있는 괜찮은 학교의 잘 나가는 학과에 들어갔다.

그런데 3학년(6학기)을 마치고 집안 사정 때문에 휴학을 하였다.

​나중에 큰애는 복학하여 졸업을 하였지만 작은애는 복학을 거부하였다.

나중에 후회할까 싶어 여러 번 설득을 하였으나 ​더이상 학교 다니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했다.

대학 나오는 이유가 취직하기 위함인데 자신은 이미 취직을 하였고, 다음은 경험을 쌓는 ​일인데 학보사 3년간 많은 경험을 하였고, 끝으로 인맥을 쌓기 위함인데 학보사 3년 하는 동안 인맥도 쌓을만큼 쌓았고, 무엇보다 수업내내 잡담투성이의 교수로부터 더이상 배울게 없다는 것이다. 괜히 등록금만 아깝다는 것이 딸아이의 지론이었다.

난 결국 아이가 고1때처럼 ​아이의 의견을 존중할 수 밖에 없었다.

나라고 아이들에 대한 욕심이 없을까마는 내 욕심보다 아이의 행복이 우선이고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면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게 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을 새삼 떠올리며 부모들이 조금만 욕심을 버리고 아이의 소질을 개발하여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모두가 행복한 참다운 삶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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