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에 최강한파 전국 '꽁꽁'…고드름 주렁주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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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1년 중 가장 눈이 많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인 7일 이번 겨울 최강한파가 몰아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까지 불어 출근길 시민들의 체감기온은 한겨울을 실감하게 했다.
시민들은 눈만 빼꼼히 내놓은 채 장갑과 목도리, 귀마개, 방한 부츠, 방한복, 롱 패딩 등을 총동원해 온몸을 꽁꽁 감쌌지만, 칼바람과 함께 몰아친 최강한파는 피하지 못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대관령의 아침 기온은 영하 11.7도까지 곤두박질쳤다.
체감온도는 영하 21.7도를 기록했다.
또 철원 영하 11.1도, 동두천 영하 10.4도, 파주 영하 10.2도, 인천 영하 8.4도, 수원 영하 7.7도, 이천 영하 7.8도 등 수도권 곳곳이 영하 10도에 가까운 기온을 보였다.
칼바람 탓에 체감온도는 인천 영하 17도, 파주 영하 15.7도, 동두천 영하 15.4, 수원 영하 14.1도 등으로 뚝 떨어져 매우 추웠다.
이날 영하 9.1도를 기록한 서울의 체감온도는 영하 15.6도까지 뚝 떨어졌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측정한 기온은 화천 광덕산 영하 18.8도, 철원 임남 영하 18.3도, 설악산 영하 15.8도, 전북 무주 덕유봉 영하 15.8도, 관악산 13.9도, 연천 영하 13도 등이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기온을 보인 대관령 인근 도로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한겨울을 방불케 했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몰아친 최강한파 탓에 출근길 시민들은 온몸을 꽁꽁 싸맨 채 종종걸음을 쳤다.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출근길 시민들은 체감하는 추위는 더욱 매서웠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장갑을 끼고도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어 최대한 맨살이 찬바람에 노출되는 것을 피했다.
하얀 입김을 연신 내뿜으며 추위를 피하려 서둘러 걸어가는 시민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등굣길 학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마스크로 얼굴을 덮듯이 가리고 몸을 잔뜩 움츠린 채 걸음을 옮겼다.
미처 장갑을 끼지 못하고 나온 시민들은 잠시 휴대전화를 꺼냈다가도 황급히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었다.
버스를 탄 시민들은 언 몸을 덥히느라 모자를 벗지 않았다.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 근방에서 경기북부청사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는 한 시민은 "방한복은 물론 장갑·마스크·귀마개까지 했는데도 춥다"며 "오늘까지만 자전거를 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은주가 영하 7.7도까지 떨어진 수원 광교의 한 M버스 정류장 앞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 씨는 "바람까지 부니 더 춥게 느껴진다"며 "주말에도 춥다고 해서 가족들과 나들이 계획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춘천 번개시장 등 전국 새벽 시장을 연 상인들은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녹였다.
경남은 한파 특보가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영하권 기온을 보였다.
올겨울 들어 처음 닥친 한파에 마산어시장, 신마산 번개시장 등 아침 일찍 또는 새벽부터 장이 서는 전통시장마다 상인들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물건을 정리하거나 고무장갑을 낀 손을 더운물에 녹여가며 생선을 다듬었다.
이번 추위는 북서쪽에서 5㎞ 상공의 영하 25도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온 데 따른 것이다.
해가 뜨면서 기온이 오르겠지만 중부 내륙 지역은 낮에도 영하권에 머물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추위는 주말인 내일과 모레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도관 동파나 농작물 피해 등 추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현재 인천과 경기, 강원, 충북, 경북 일부 시·군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경북, 전남, 전북, 강원, 경기, 충남 일부 시·군과 인천, 서해 5도, 울릉도·독도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
흑산도·홍도에는 강풍 경보가 발효 중이다.
이날 서해상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로 인천과 섬 지역을 잇는 여객선 운항도 모두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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