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문자받고 울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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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해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63회 작성일 19-07-12 05:35본문
안녕. 나는 올해 27살 된 남자사람이야.
일단 나는 어렸을때부터 가정형편이 안좋아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키워주셨어..
어렸을땐 참 할머니 할아버지랑 사는게 부끄럽기도 하고 또 나이차이 때문에 갈등도 많았고 많이 싸우기도 했는데
지금은 사이도 너무 좋고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항상 감사해하며 살고있어.
그러다가 내가 얼마전에 첫 취업을 했어. 중소기업 디자인팀으로.
전문대 나와서 27살에 첫 취업이면 꽤 늦은 편이지...
이유는 딴건 없고 취업전에 하고싶은거 다 하자라는 생각으로 쓰리잡씩 뛰어가면서 매년 세계여행을 다녔어.
여행기도 많이 올렸었는데 아는사람은 알거야ㅋㅋㅋㅋ
할머니 할아버지는 속이 터지지.. 가정형편도 안 좋은놈이 얼른 취업해도 모자랄판에 새벽까지 투잡 쓰리잡 해가면서 돈 번거를 여행에 다 꼬라박고 다니니까...
그래서 이번에 취업소식을 알렸을때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정말 너무 기뻐하시더라
나도 너무 기뻤어. 처음엔 포부도 가득했고 회사에서 잘해서 인정받고 싶었어.
또 돈 열심히 벌어서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고싶었어.
근데 입사한지 3주만에 일을 관뒀어. 이유는 그냥 일이 너무 안맞았어.
사람들도 너무 좋고 회사도 참 괜찮았는데 정말 일이 나랑 너무 안맞더라.
또 제일 큰 이유는 내가 나중에 하고싶은 일이랑 거리도 멀었어.
일을 관두고나니까 참 공허하더라. 할머니댁에 가고싶어도 가지도 못하고 그냥 조용히 살았어.
당장 생활비도 없어서 알바를 구하려는데 방학시즌이라 알바도 안 구해지고해서 며칠동안 집에만 멍하니 있었어.
할머니한테서 회사니? 회사 다닐만해? 이런식으로 전화오면 지금 회사라고 회사 잘 다니고 있다고 거짓말하고 숨겼지...
차마 관뒀다고 말할 수가 없더라고 ㅠㅠ
그렇게 있다가 얼마전에 면접본데서 최종합격 됐다고 연락이 왔어.
회사명 말해도되나? ㄴㄹㅍㅅ이라고 여행사야.
사실 참 원했던 회사인데 막상 붙으니까 집을 어떻게 구해야되지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더 열심히 알바를 뛰었지... 모자란 돈은 대출받거나 지인한테 꾸면 되니까 최대한 해보자해서 열심히 알바를 했어.
그리고 고심끝에 할머니한테 전화를 했지.
할머니 나 사실 일 예전에 관뒀다고,, 근데 서울에 있는데 더 좋은데 들어갔으니까 걱정하지말라고,, 숨겨서 미안하다고,,
그랬더니 할머니가 회사가 서울이면 어떻게 다니냐고 해서 내가 집 구하는중이라고 했더니 집 구할돈은 있냐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걱정하지말라고 다 있다고 하고 끊었거든
그러고 나서 할아버지한테 저렇게 문자가왔다...
위에 문자가 그저께 쯤 전화 끊고 온거고 아래 문자는 오늘 알바하는데 뜬금없이 온 문자다...
알바하다가 울뻔했다 정말ㅠㅠ 휴
자식들도 모자라서 팔십 넘어서까지 손자 키우느라 고생해 놓고 뭐가 그렇게 미안한지...
오히려 내가 너무 미안한데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나한테 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 본인들이 미안해서 우시네...
그리고 내가 인복이 좋은건지 보증금 주위에서 서로 꿔준다고 해서 350 꿔서 보증금은 대충 해결했다...
여행사가 박봉이라 어쩔 수 없이 또 주말까지 투잡 열심히 해야겠네ㅠㅠㅎㅎ
뻘글 읽어줘서 고맙고 그냥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너무 멋지고 좋은사람들이라 자랑하고 싶었다...ㅎㅎ
다들 추운데 감기 조심하고 효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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