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美 백악관 기자들과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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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기간 동안 미국 백악관 기자들과 같은 호텔을 사용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된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적진의 한복판에서 머무는 셈인데 이를 강행한 그 의도와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26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입성하는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기간 동안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멜리아 호텔'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호텔은 북한 대사관과 인접해 하노이를 찾은 북한 고위 당국자들이 즐겨 이용해왔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김 위원장의 숙소 후보지 중 하나로 꼽혀왔다.
작년 12월 베트남을 방문한 리용호 외무상 역시 멜리아 호텔에 머문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리 외무상과 같은 호텔 꼭대기 22층 프레지덴셜 스위트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호텔은 베트남 정부의 '보안 구역'으로 지정돼 17층부터 22층가지 출입이 전면 통제된 상태다. 17~21층은 24일부터 이 호텔에 머물고 있는 김 위원장의 경호팀이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북측 수송기를 타고 하노이에 도착한 경호팀은 곧장 이 호텔로 향해 여장을 풀었다.
또 이튿날에는 김 위원장의 의전을 총괄하고 있는 '집사' 김창선 국무위 부장이 멜리아 호텔을 방문해 내부를 점검했다. 김 위원장의 도착을 하루 앞두고 최종 점검 차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창선 부장은 지난 16일 하노이 도착 이래 총 3번 이 호텔을 찾았다.
경호 책임자인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도 24, 25일 연속 멜리아 호텔을 방문했다.
문제는 이 호텔에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상주할 미국 프레스센터가 설치됐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이 사용할 22층과 주변은 철저히 통제되긴 하겠지만, 회담 기간 동안 수많은 미 취재진들이 호텔 내부에 진을 치고 있을 것이 뻔한데도 같은 호텔을 숙소로 결정한 것이다.
김 위원장과 미국 기자들이 한 지붕에서 사실상 '동거'를 하게 된 기묘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안전과 경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북한 당국이 이같은 선택을 강행한 배경이 주목되는 이유다.
한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숙소와 미측 프레스센터 장소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북미 양측간 실랑이가 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랑이 끝에 결국 같은 장소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측 프레스센터 설치를 알고도 이를 피하지 않은 것은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에 임하는 김 위원장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상국가'의 면모를 과시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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