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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절 다 갔나"…부산 해운대 특급호텔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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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빅에스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56회 작성일 19-08-2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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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그랜드호텔© 제공: Yonhap News Agency (Korea) 해운대 그랜드호텔

전국 최대 피서지인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20년 넘게 영업해왔던 특급호텔인 해운대 그랜드호텔이 결국 폐업수순을 밟는다.

'호캉스(호텔 바캉스)' 열풍 속 호텔을 찾는 수요는 안정적으로 유지됐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해운대가 호텔의 치열한 격전지로 변하며 생존을 건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해운대 그랜드호텔은 대표이사 명의로 된 공식 자료를 내고 오는 12월 31일 폐업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호텔 측은 "세계적인 경기침체, 경쟁업체 등장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부단한 경영개선에도 더는 경영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돼 심사숙고 끝에 2019년 12월 31일 자로 폐업을 결정했다"면서 "영업을 종료하는 날까지 각종 국내외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호텔이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에 앞서 노조에 폐업 공고문이 통지한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며 그동안 폐업설만 무성했던 상황이었다.

호텔 측은 폐업설 이틀 만에 이를 모두 인정했다.

해운대 해수욕장© 제공: Yonhap News Agency (Korea) 해운대 해수욕장

1996년 개장해 20년 넘게 운영한 그랜드호텔이 경쟁에서 도태되며 폐업 수순에 들어가자 업계 전체가 이를 긴장감 어린 눈으로 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자료를 보면 해운대 그랜드호텔은 2016년 39억, 2017년 27억원으로 흑자(순이익)를 보다가 2018년 3억9천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뿐 아니라 2014년에도 2억5천만의 적자가 나는 등 적자와 흑자가 반복되는 상황이었다.

최근 해운대 특급호텔들은 매출액은 안정적으로 유지됐거나 증가했지만, 순이익이 급감하는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해운대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호캉스 열풍에 주말마다 빈방 없이 꽉 차는 등 장사는 잘된다"면서도 "하지만 치열한 경쟁 구도가 만들어진 탓에 시설·서비스 개선을 위한 대규모 투자는 불가피해졌다. 예전처럼 그냥 장사가 잘되던 시절은 끝났고, 고객 니즈를 못 맞추는 순간 급속도로 추락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수욕장 서편에 위치한 특급호텔인 파라다이스 부산 호텔의 경우 5년 사이 매출액은 2014년 750억원에서 2018년 802억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투자 비용 증가로 순이익은 2014년 76억원에서 2018년 39억원으로 매년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해운대해수욕장 동편에 있는 웨스틴조선호텔도 내년 중 고객들 잡기 위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예고하고 있다.

경쟁은 당분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해운대 해변에 건설 중인 엘시티 모습© 제공: Yonhap News Agency (Korea) 해운대 해변에 건설 중인 엘시티 모습

올해 완공되는 해운대 101층짜리 건물 엘시티에는 롯데 호텔이 운영하는 '시그니엘부산'(260실)이 내년 상반기 중 문을 연다.

내년 하반기에는 신세계 조선호텔이 옛 노보텔 건물을 리모델링해 추가로 영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급호텔뿐 아니라 200실 미만 비즈니스급 호텔 두 곳도 연내 오픈한다.

현재 해운대에서 영업 중인 관광호텔만 20곳을 넘는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이 소비자에게는 좋은 호텔 선택지를 많이 줄 것"이라면서 "호텔 안에 얼마나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갖췄느냐에 따라 앞으로는 '되는 호텔만 되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랜드호텔 측의 폐업 통보에 직원들은 강하게 반발한다.

그랜드호텔 노조는 "부산의 대표적 향토기업으로 직원만 300명, 직원 가족까지 포함하면 1천명의 생계가 달렸는데 섣부른 폐업으로 이들이 길거리에 다 나앉게 생겼다"

"경영정상화 노력이나 매각을 통한 직원들의 고용 승계 등 노사의 진지한 검토 없이 무책임하고 일반적이고 결정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조만간 사용자 측과 만남의 자리를 가지고 입장을 들은 뒤 대응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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