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숨겨진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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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하면 2박3일 3박4일을 머물러도 다 볼 수 없을 것이다.
요즘은 올레길도 잘 돼 있고 갖가지 볼거리 즐길거리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만 해도 관광지라고는 갈 곳이 뻔하였다.
성산일출봉, 산굼부리, 용두암, 유채밭, 여미지, 산방산, 용머리 해안, 정방폭포, 천지연폭포, 만장굴, 한림공원, 경마공원, 조각공원, 승마체험장, 삼성혈, 민속박물관 등
나역시 제주를 가기 전만 해도 유채밭에 매료된 적도 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제주에 살 기회가 생겼다.
그 덕분에 구석구석 다닐 기회가 있었는데 가족들과 함께 다니는 곳도 손님이 와서 모시는 곳도 일반적인 관광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제주에 살면서 산호가 많은 우도 바닷가, 바다에서 샘물이 나며 맛소금으로 조개를 잡는 삼영 해수욕장, 모래가 검은 이호해수욕장, 감귤 따기 체험, 이시돌목장에서의 쥐불놀이, 비자림, 도깨비도로, 추사 유배지 등 그래도 관광객이 비교적 많이 찾지 않는 곳도 자주 다녔다.
그러면서 호기심 하나가 생겼다.
학교 다닐 때 태풍으로 인해 하멜이 제주로 떠밀려 와서 '하멜 표류기'를 썼고 기념비가 제주에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아무리 다녀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찮게 안덕면에 있는 산방산 갔다가 용머리 해안을 돌고 올라오는 길에 내려오는 사람이 많아 방향을 살짝 틀어 오른쪽으로 올라오는데 거기에 하멜 기념비가 있었다.
아ㅡ
이게 하멜 기념비구나!
드디어 만났다는 감격과 찾아냈다는 뿌듯함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멜 표류기는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 사이에 있기 때문에 오고 가며 쉽게 들릴 수 있다.
특히 아이들과 동행할 때는 아이들 교육효과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큰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버스를 대절하여 학부모 역사문화탐방을 갖는 시간이 있었다.
그때 찾은 곳이 섭지코지와 봉수대였다.
그곳을 찾기 전까지만 해도 봉수대는 육지에만 있는줄 알았다.
섭지코지는 솔직히 벌판에 바람이 불어 별로 좋은 줄은 몰랐다. 다만 제주에도 봉수대가 있었고 아직도 남아있는 것을 안 것에 큰 의미가 있을 뿐이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혼인지였다.
제주의 삼성(고,부,양)이 나왔다는 삼성혈은 제주 시내에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다녀가고 잘 알려져 있지만 삼성이 혼인하기 전에 목욕을 하였다는 혼인지는 나역시 그때 처음 가본 곳이다.
혼인지 역시 실제로 가보면 볼품없고 실망하기 쉽다. 다만 삼성의 전설과 관련된 장소인만큼 그 의의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혼인지 옆으로는 구부려 기어들어가야 할만큼 땅 아래로 신방을 차렸다는 동굴이 있다.
겉에서 보기엔 볼품없고 저길 어떻게 들어가나 싶지만 막상 들어가면 공간이 생각보다 깊고 넓다.
그런데 그 굴이 하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방 세개로 나누어져 있어 세쌍의 부부가 신방을 차리기에 족해보였다.
전설로만 듣던 삼성의 생활 장소에 직접 가보니 역사가 된 듯 숙연해진다.
관광지를 찾는 것도 좋지만 때론 전설이 깃든 곳이나 역사적 의미가 담겨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관광 선물로 요즘은 백년초나 감귤로 만든 초콜릿 등을 많이 사곤 하는데 오래전에 내가 제주에 살 때만 해도 주로 현무암으로 만든 벽시계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선물하곤 하였다.
지금도 돌 시계가 제작 되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그만큼 사용하는 사람이 적어 별로 인기가 없을 것 같다.
아무튼 명소나 선물이나 남들이 잘 찾지 않고 흔하지 않은 것으로 즐겨도 좋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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