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인간관계도 건강한 마흔 위한 준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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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은 40살의 의료보험 가입자에게 생애 전환기 건강검진을 받도록 한다.
‘생애 전환기’라니 정말 인생을 절반 정도 산 느낌이다.
다가올 40년의 인생을 튼튼하게 하려면 건강 검진 말고 무엇이 필요할까?
몸과 마음이 건강한 40대로의 진입을 위해 무엇을 살펴봐야 할까?
그 답의 열쇳말은 기초 체력과 인간관계다.
■ 인간관계 우선순위 바꾸자···마흔 마음 챙기는 법
내가 꼰대가 됐다.
사십대가 되고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되뇌는 말이다.
마흔을 넘기면서 몸만큼이나 마음을 챙겨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커리어가 순항 중이라면 사십대는 인생의 전성기가 될 테고, 불황인 업계 종사자라면 이때 직장을 떠나는 일이 많다.
관리자의 위치로 승진해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그림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
당신이 여성이라면, 마흔을 넘기면서부터 매년 ‘올해가 마지막일까’하는 우려와 함께 한 해를 시작하리라.
그런데 인생의 전성기든 기회라고 부르는 형태의 위기든, 마음 챙김의 문제는 중요해진다.
인생의 균형이 망가지는 시기라서다.
잘 풀리면 잘 풀려서 바쁘고, 안 풀리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드는 시기라서 바빠진다.
‘워라밸’은 요원해진다.
공적인 관계가 사적인 관계를 압도한다.
밀레니엄 세대에게 ‘워라밸’은 이상적 가치이고 (어쩌면) 실현 가능한 목표일지 몰라도, 아이엠에프(IMF) 직후에 취직하고 자리 잡으려고 애쓴 당신에게 남은 목표는 오직 ‘지속가능성’ 뿐이다. 아
이는 학교에 들어갔고, 아이가 자립할 때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해고와 과로사 중 뭘 더 두려워해야 하는지 분간하기 어려워진다.
과로사를 비롯해 신체적 질병의 발견 등의 문제가 발견되기 시작하는 시기지만, 그만큼 스트레스가 많고 그에 따른 정신과 상담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때이기도 하다.
활동적인 운동만큼 명상을 비롯한 정적인 사고 활동이 필요해진다.
언제나 사람에 둘러싸야 보내게 되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해진다.
동시에 사랑받고 싶은 마음, 칭찬받고 싶은 마음도 커진다.
당신은 이제 그런 것을 기대할 수 없다.
잘하는 건 당연하고, 못하는 건 밥줄이 달린 일이 된다.
사십대는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보는 나’ 사이의 갭이 커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고, 10년 전과도 그렇게까지 다른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다.
거울을 흘끗 보고 자신이 ‘젊어 보인다’고 믿고 있으며, 스물 몇이던 시절처럼 성격의 여린 부분에 대해서라면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문제는 당신을 제외한 세상 모든 사람은 당신을 사십대로 보고 있으며 그에 걸맞은 말과 행동, 책임감을 기대한다는 사실.
이십대, 삼십대와 ‘코드가 맞는다’는 말을 하는 순간 그들이 당신 모르게 한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마음은 청춘이든 말든, 당신은 꼰대가 됐다.
당신의 현재와 미래가 아무리 불안하다 해도 이제 자리를 잡느라 고군분투하는 연하의 직장 동료들 앞에서 그런 말을 해봐야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당신의 선배들은 이제 내일모레면 정년이다.
스물일곱쯤 되었던 때, 매번 일과 관련해 고민 상담을 해줬던 사십 줄의 선배는 누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을까 궁금했던 때가 있었다.
내가 그 나이보다 더 나이 들고 보니, 운이 좋다면 동료와 친구, 가족에게 상담하지만, 그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민 상담이 약점 노출처럼 느껴지고, 그게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물고 뜯고 맛보는 가십이 되는구나 싶어지면 정신적 피로는 높아진다.
차라리 혼자 감당하자.
어느 날인가는 술을 마실지도 모른다.
또 어느 날인가는 엉뚱한 곳에서 화풀이를 할지도 모른다.
일이 많고 체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
그리고 그것이 다시 일과 체력의 문제로 환원된다. 미칠 노릇이다.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까.
이 불안을, 고통을, 외로움을. 일단 불면증이 심각하거나 불안 발작 증세를 경험한 적 있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편을 권한다.
“스트레스받지 마시고요”라는 조치 불가능인 말을 들을지언정, 상태가 심각해지는 일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어차피 뻔한 소리 들을 바에야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쪽보다 낫다는 말이다.
그리고 사십대에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물론) 커리어와 (당연히) 건강이 있겠으나, 마음 챙김의 문제에 대해서라면 (단연코) 당신에게 ‘사적으로’ 중요한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우선순위를 지금 바꾸지 않으면 이십년 후에 산속에 들어가 자연인으로 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게 된다.
가족이든 친구든 당신을 영원히 기다리지 않는다.
운이 좋다면 동료들과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중요한 사람들의 말을 ‘듣는’ 습관을 기르기. 이것은 지금의 마음 다스리기에도 도움이 되고 당신의 이후 십년, 이십년, 혹은 육십년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습관이 된다.
이다혜(작가·[씨네21] 기자)
■ 내일모레 마흔에 시작하는 운동은 이렇게
40대 진입을 코앞에 둔 30대 후반의 마음이 바빠진다.
가장 신경 쓰이는 게 ‘건강’이다.
정보는 차고 넘친다.
당장 이 기사를 보고 있는 독자들이여, 그대로 멈춰라!
그리고 스스로 자세를 살펴보자.
그간 당신이 보아왔던 건강 관련 기사에 등장한 ‘하면 안 되는 자세’를 그대로 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2018년 말, 40대를 앞두고 운동을 결심한 게 어딘가.
내일모레 마흔이 어떻게 몸 상태를 살피고, 운동을 해야 하는지 의학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내일모레 마흔의 몸 상태 살피기, 우선순위를 어떻게 두어야 할까?
정태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건강의학과)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은 피검사를 통해 ‘대사증후군’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두번째는 암 검진이 중요하다.
최근 서구화한 식습관이나 스트레스 탓에 암이 발병하는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은 진행 속도가 빨라 조기에 치료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음주량이 많고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대장암 관련 검사인 분변잠혈검사를 해볼 것을 정 교수는 권한다.
30대 중후반에 이르러 ‘영양제’에 관심 갖는 사람이 많다.
무턱대고 먹기보다 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부족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만 하다.
정태하 교수는 “현대인 대부분은 실내 생활을 하기 때문에 비타민D가 부족하다.
실제로 부족한지 여부는 검진 때 하는 피검사 결과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반적으로 하는 종합검진도 있지만 활성산소나 면역세포 검사 등 ‘기능의학적 검사’들이 있다.
이런 검사의 결과에 따라 영양제 복용을 안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40대부터 근육의 손실이 일어난다’는 상식이 있다.
인간이 기계가 아닌데, 40대에 딱 맞춰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일까? “평균적으로 조사해 나온 연구 결과다. 누구든지 40대부터 근손실이 본격적으로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근육 손실의 정도가 개인마다 다를 뿐이다.”
[마흔부터 시작하는 백세운동]의 지은이인 나영무 솔병원 원장이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체는 26살부터 노화가 진행돼, 40대에 본격화한다.
30대에 안 아팠다고 40대에 아프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다.
그래서 30대에 미리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고 허리야!”, “으, 허리….” 기자가 일하는 사무실에도 끊이지 않는 소리다.
허리와 척추 등 근골격계 질환을 가진 동료도 많다.
나영무 원장은 그의 책에서 ‘코어 백세운동’을 소개한다.
코어 근육이라고 일컫는 몸 중심부 근육의 중요성을 그는 강조한다.
무엇보다 ‘작은 코어 근육’의 손상이 가져오는 문제점은 40대를 앞둔 이들이 귀 기울여 들을 만하다.
“40대 즈음은 근력 손실이 가장 큰 문제다.
환자들을 보면 항상 무너질 때는 코어 근육부터 무너진다.
척추와 허리 쪽의 코어 근육은 자잘한 근육이 많다.”
코어 근육 단련하면 엉덩이와 허벅지, 배 부위의 근육의 힘을 기르는 게 시작이자 끝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나 원장은 “작은 근육은 손실이 있으면 그 기능을 잃어버릴 정도가 된다.
척추 마디마디에 작은 근육이 있는데, 그중 한 마디의 근육이 삐끗해서 근 손실이 일어나면 당장 척추의 균형이 흐트러진다.
그게 인접한 척추와 허리 부위로 퍼져나가고, 계속 참으면 병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기자는 올해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보디빌딩) 자격증을 딴 뒤 허리를 부여잡은 옆자리 동료들에게 운동을 권하곤 한다.
그런데 막상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할 때가 있다.
나영무 원장은 “기초 체력은 근력만 따지는 게 아니다.
유연성, 민첩성, 평형력 등을 종합해 측정한다.
운동을 시작할 때는 이를 먼저 측정하고, 자신이 일반인 평균 체력에 못 미치는 부분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운동하도록 하자”고 나영무 원장은 말했다.
자신의 기초 체력이 궁금하다면 먼저 ‘국민 체력 100’ 누리집을 이용해보자.
이곳에는 기초 체력을 측정할 수 있는 전국 곳곳의 인증센터 현황을 볼 수 있다.
운동을 시작하려는 내일모레 마흔에게 전하는 나영무 원장의 두 번째 조언은 “여러 부위나 종류의 운동을 돌아가면서 조금씩 하되, 그 강도를 서서히 증가시켜야 한다”이다.
그는 박세리 선수와 김연아 선수를 비롯해 많은 유명 스포츠 선수의 주치의로 이름이 높다.
그만큼 운동에 뒤따르는 ‘부상’을 염려한다.
나 원장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았던 운동을 시작할 때는 부상을 생각해서 운동할 때 ‘간’을 봐야 한다.
어느 강도로 해보고 아픈 부분이 있으면 그 강도를 줄여서 하는 식으로 간을 보며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마흔 40살.
공자는 40살에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다며 ‘불혹’이라 일컬었다.
40살 안팎의 사람을 ‘중년’이라고도 한다.
정여울 작가는 [마흔에 관하여]라는 책에서 ‘마흔은 멀리서 그저 아련히 반짝이기만 했던 삶의 숨은 가능성들이 이제야 그 빛을 발하는 시기다’라고 한다.
설렘과 불안 사이 어디엔가 선 사람들, 마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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