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바꾼 휴가 풍경
페이지 정보
작성자 포빅에스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171회 작성일 18-07-25 15:16본문
매년 여름 긴 휴가를 떠났던 직장인 정다현씨(32)는 올해는 여행 계획을 가을로 미뤘다.
대신 금요일 하루 연차를 내고 친구와 호텔 루프탑 파티를 즐기기로 했다.
정씨는 "예상보다 무더운 날씨에 밖에 나갈 엄두가 안나 가까운 호텔에서 짧은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며 "밤에 열리는 문화행사도 다양해져 퇴근 이후 틈틈이 여가생활을 하면서 여름휴가를 대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여름휴가 풍경이 바뀌고 있다.
실외보다는 실내에서, 낮보다는 밤에 색다른 체험을 즐기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관광 및 레저시설, 호텔업계가 이 같은 추세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지역 축제, 문화재 관광지는 운영 시간을 변경하는 등 폭염에 따른 관광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롯데월드는 올 여름 신규 대형 호러 체험시설 '스쿨 오브 더 데드'(School of the dead)를 선보였다.
지난해 핼로윈데이 때 큰 인기를 모았던 '좀비'에 '폐교' 콘셉트를 더해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기이한 학교'라는 공간을 만들었다.
각 구간별 테마에 맞게 연출된 공간과 생생한 음향 효과로 공포 분위기를 극대화해 더위를 쫓기에 안성맞춤.
롯데월드 관계자는 "세대 구분 없이 공감할 수 있는 공포감 조성을 위해 '학교'라는 친숙하고 일상적인 공간을 활용했다"며 "방학을 맞은 청소년은 물론, 근로시간 단축 시행으로 직장인 대상 할인 이벤트도 하고 있어 저녁에 방문하는 직장인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와 본격적인 휴가철이 맞물리면서 서울신라호텔에는 야간 수영장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
올 여름엔 '도심 속 휴식의 섬' 콘셉트로 꾸미고 저녁 8시부터 자정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꾸며 도심 속에서 휴가를 즐기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신라호텔은 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영빈관 정원에서 영화와 와인을 즐기는 '썸머 무비 나잇'을 선보인다.
기존에 영화와 와인을 즐기는 프로그램 '문라이트 와이너리'를 추석 등 명절에만 운영했는데 이번에 CGV와 협업해 올해 처음 여름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것.
호텔 관계자는 "휴가철을 맞아 이용객이 늘면서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고자 이색 호캉스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특히 요즘같은 열대야에는 밤에 즐길 수 있는 이벤트들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제주신라호텔에서는 '루프탑 뮤직파티'를 처음 선보였다.
한여름 밤 루프탑에서 스페인 음식과 와인, 시원한 생맥주를 라이브 공연과 즐길 수 있어 휴식과 파티를 모두 즐기고 싶어하는 고객들을 겨냥했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지역 문화축제와 관광지 운영에도 변화가 생겼다.
경남 진주시는 지난 4월부터 매주 토요일 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개최 중인 '2018년 무형문화재 토요상설공연'을 지난 21일부터 일시 중단키로 했다.
진주시는 "연일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을 기록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야외공연 진행에 어려움이 있어 공연을 일시 중단한다"며 "다음달 18일 공연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일 개막한 강원 태백 해바라기축제는 불볕더위로 해바라기 개화시기가 늦어지면서 행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부지의 3분의1일에 해당하는 3만3057㎡(1만평)에 해바라기가 폈으나 최근 계속되는 폭염에 해바라기에 반점이 생기거나 말라비틀어져 제 모습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축제 관계자는 "이번 주말쯤 꽃봉오리가 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경남 하동군 하동송림공원과 섬진강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4회 알프스 하동 섬진강문화 재첩축제'는 무기한 연기됐다.
주 행사장인 모래밭 온도가 40도를 웃돌면서 안전사고가 발생 할 수 있어서다.
거리 음악, 거리 극, 거리 코미디, 1인 마임 등 거리예술을 바탕으로 한 강원 정선 거리축제도 오는 27~28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다음달 말로 연기됐다.
한낮의 더위를 피해 관광지의 야간개장도 이어지고 있다.
경복궁은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치솟은 지난 22일부터 야간개장을 시작했다.
여름휴가 성수기인 다음달 4일까지 계속된다.
충남 부여군 백제문화단지는 지난 20일부터 다음달 18일 밤 9시까지 야간개장을 실시한다.
오후 6시까지인 정규 관람시간도 오는 9월7일까지 저녁 7시로 연장한다.
낮 시간에는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무료로 양·우산을 대여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